“함평천지 늙은 몸이....”로 첫머리를 시작하여 구한말 당시의 54개 고을의 지명의 의미를 연결 풀이하여 일종의 언어유희를 통해 만들어진 ‘호남가(湖南歌) 노래비’가 지난 9일 오전 11시 함평엑스포공원정문 입구에 세워져 제막식을 갖고 건립되었다. 구한말 전라도 관찰사를 2번이나 역임한 이서구씨가 전라도에 대한 노래가 없음을 안타까워하다가 지었다는 설과 판소리를 집대성하여 우리 국악사에 큰 흔적을 남긴 신재효씨의 작품이라는 주장으로 엇갈리고 있는 단가이다.
특히 호남가는 국창 임방울선생이 불러 전라도 사람들은 물론 많은 국민들로부터 사랑받아온 노래이다. 함평천지를 시작으로 54개 고을의 지명을 하나하나 각인시켜 언어유희를 펼쳐내어 고향사랑의 향수를 자아내기에 충분한 호남가는 그 첫머리에 함평이라는 우리고을의 지명이 자리함으로 그 의미에 대하여 많은 이들이 공감하여 뜻을 살펴온 바 있다.
54개 고을 중 하늘과 땅과 합하여 전라도사람 모두가 펼치고자 하는 이상향으로는 ‘모두가 평안한 고을’ 결국은 모두가 잘사는 행복한 고을로서의 이미지를 간직한 함평(咸平)이라는 고을이름이 가장 적합하다는데 호남가 첫머리에 ‘함평천지’로 우리 함평이 자리했다는 것이 호남가를 대하는 모든 이들의 하나로 된 결론이다.
이러한 호남가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살아온 뜻있는 향우들이 주축이 되어 함평인으로서의 자긍심고취는 물론 화합과 번영의 소중한 터전인 ‘함평천지 만대번영’을 소원하며 ‘호남가노래비’ 건립을 추진키로하고 마침내 그 뜻을 한데 모은 ‘호남가노래비’ 건립을 위한 노래비건립추진위원회를 구성하여 이명재 박사를 위원장으로 함평포럼, 재경･재광･재목 향우회와 함평군번영회, 광주문화발전소 등이 솔선수범 참여하여 5천여 만원의 소요경비를 마련하여 지난 9일 마침재 제막식을 갖게 된 것이다.
특히 이 사업을 추진하여 진행하면서 어떤 개인이나 특정단체를 내세우지 아니하고 향우들과 함께 한 군민들을 중심으로 제막식까지 마무리한 것은 귀감이 될 만한 점이다. 더구나 지방선거 출마자들의 참여는 원천배제 함으로 시비 거리를 만들지 않은 점도 그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할 것이다. 참으로 뜻 깊은 사업을 성공리에 마무리한 분들의 고향사랑의 깊은 마음을 헤아릴 수 있었다.
이날 개최한 ‘호남가노래비’ 제막식은 지형원씨의 추진경과보고와 이명재위원장의 건립감사인사, 이개호국회의원, 이상익군수의 축사가 있었다. 또한 호남가를 판소리 원형과 재즈와 랩 등으로 각색공연한 점은 한 차원 높은 수준있는 예술의 부문을 보여주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뜻을 함께한 재경, 재광, 재목 향우들이 축하를 위해 달려오고 군민들 또한 함께한 ‘호남가노래비’ 제막식은 200여 함평인들이 가슴으로 함께한 멋진 잔치였다.
한편 노래비는 전면에 ‘호남가 노래비’ 명칭과 건립취지문을 새기고, 후면에는 호남가 전문(全文)과 뜻을 모은 분들의 이름을 새겼다. 사용된 비의 돌은 여산석으로(익산 황등석 4.2m⨯2.2m) 429글자의 호남가 전문을 국한문 혼용으로 함평출신 서예가인 금초 정광주선생이 새겼다. 이제 ‘호남가노래비’는 함평의 또 다른 문화자료로서 모든 함평인 가슴의 노래로 자리매김 된 것이다. 김명욱 기자
